베네치아 사육제, 카니발

베네치아 사육제


베네치아 사육제(Carnevale di Venezia)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매년 열리는 전통적 축제이며, 화려한 가면과 의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사순절(재의 수요일 전날) 전까지 약 18일 동안 이어지며, 현재 이탈리아 최대 축제이자 브라질 리우 카니발, 프랑스 니스 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사육제로 꼽힙니다.

사육제의 기원은 주로 가톨릭 국가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그리스도교 축제에 기반하며, 부활절을 기준으로 매년 시작일과 종료일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1월 말이나 2월쯤에 개막하여, 사순절 직전 화요일(‘Mardi Gras’, 즉 참회의 화요일)에 막을 내리죠. 이러한 전통 속에서 베네치아는 매년 축제 기간에 가면과 중세풍 의상을 차려입은 시민들과 관광객으로 가득 차며, 베네치아 곳곳을 화려한 퍼레이드와 무도회 열기로 물들이게 됩니다.

특히 가면과 의상을 핵심으로 하는 이 축제는 흔히 ‘가면 축제’라고도 불리는데, 베네치아의 상징적인 광장인 산 마르코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가 화려한 복장을 뽐내며 축제의 분위기를 끌어올립니다. 역사학자 울리히 쿤 하인은 베네치아 사육제의 분위기를 두고 “그 환상적 의상의 화려함은 과거 베네치아 공화국의 영화를 의식적으로 암시한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베네치아 사육제는 매년 약 30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며, 세계 10대 축제로도 선정된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베네치아 사육제 기간


2025년 베네치아 사육제는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개최될 예정입니다. 기간 내내 베네치아 전역에서는 다채로운 행사와 퍼레이드가 열리며, 특히 주말마다 주요 이벤트가 집중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축제 시기에는 베네치아가 전 세계 관광객으로 붐비며, 도시 전역에서 음악 공연, 연극, 퍼레이드 등 폭넓은 문화 행사가 펼쳐집니다.

산 마르코 광장은 특히 핵심 행사와 퍼포먼스의 중심지로서 활기를 띠는데, 큰 무대나 임시 부스가 설치되어 화려한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사순절 직전 화요일을 마지막으로 사육제가 막을 내리는 만큼, 대미를 장식하는 특별 프로그램들을 놓치지 않도록 일정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베네치아 사육제 행사와 특징


가면과 의상


베네치아 사육제의 가장 큰 매력은 화려한 가면과 중세풍 의상입니다. 축제 참가자들은 각양각색의 디자인과 색채를 자랑하는 마스크와 의상을 착용하고, 도시 곳곳을 누비며 즐거움을 나눕니다. 특히 축제의 마지막 주말에 열리는 가면과 의상 경연대회는 과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복장과 현대적 창의성이 결합되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마리아 축제(Festa delle Marie)


베네치아 사육제는 항상 마리아 축제로 시작됩니다. 이 행사는 베네치아 총독이 가난한 소녀 열두 명에게 지참금을 제공하던 전통에서 유래했으며, 오늘날에는 전통 의상 퍼레이드의 의미가 더해져 선발된 12명의 소녀들이 산 피에트로 디 카스텔로 성당에서 산 마르코 광장까지 행진합니다. 곳곳에서 퍼포먼스와 댄스가 펼쳐지며, 관중들의 환호 속에 소개된 소녀들 중 한 명은 이듬해 사육제에서 ‘천사’ 역을 맡게 됩니다.


천사 강림(Flight of the Angel)


‘천사 강림’이라 불리는 이 전통 행사는 산 마르코 광장 종탑에서 ‘천사’ 역할을 맡은 인물이 줄을 타고 공중에서 내려오는 이벤트입니다. 과거에는 비둘기 모양의 나무 로켓이 대신 내려와 꽃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했으나, 2001년부터 다시 사람이 내려오는 형식이 복원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전년도 마리아 축제에서 선정된 소녀가 천사가 되어, 광장에 가득 모인 관중에게 장관을 선사합니다.


둘째 날 퍼레이드


사육제 둘째 날에는 수많은 참가자들이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마스크를 쓰고, 마임 또는 음악 연주를 선보이며 산 마르코 광장에서 퍼레이드를 벌입니다. 관광객들도 자유롭게 참여해 중세 시대로 돌아간 듯한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어, 베네치아 사육제를 빛내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힙니다.


베네치아 사육제 기원


1,000년이 넘는 역사


베네치아 사육제는 약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으며, 가장 오래된 기록은 1092년 베네치아 총독 비탈레 팔리에르(Vitale Falier) 재임기에 사육제를 언급한 문헌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어져 오는 사육제는 1162년 아퀼레이아(Aquileia)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퀼레이아와의 승리


베네치아 공화국이 파도바와 전쟁 중이던 틈을 노려 아퀼레이아의 대주교가 베네치아를 공격했으나, 결국 패배하고 해마다 공물을 바치기로 약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베네치아인들은 이 승리를 기뻐하며 산 마르코 광장에 모여 춤을 추고, 대주교가 바친 소·돼지 등을 공개 도살하며 축제를 벌였는데, 이것이 ‘매년 열리는 기념 축제’로 자리잡아 사육제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공식 축제로의 발전과 황금기


1296년에 베네치아 공화국 의회가 사순절 전날을 공식 축일로 지정하면서, 사육제는 공화국의 대표 행사로 떠올랐습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를 지나면서 점차 규모가 커졌고, 14~15세기 귀족들의 후원을 받아 궁중 가면무도회가 성황을 이루는 등 18세기에는 사육제의 화려함과 웅장함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쇠퇴와 금지, 그리고 부활


1798년 오스트리아가 베네치아를 점령하면서 가면 착용이 금지되는 등 사육제는 억압받았고, 1930년대 무솔리니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완전히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몇몇 섬에서 겨우 명맥을 이어오다, 20세기 후반 들어 다시 부활하게 되었는데, 르네상스 시대에 귀족들이 즐기던 가면무도회 문화가 현대적 축제 형식과 결합하여 지금의 베네치아 사육제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베네치아 사육제 참여방법


가면과 의상 준비


축제의 핵심은 가면과 의상입니다. 베네치아 현지 상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전통적인 가면·중세풍 의상을 구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으며, 직접 제작해 개성을 표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양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채로 자신만의 ‘베네치아 사육제’ 룩을 갖춰보세요.


행사 일정 확인


사육제 공식 웹사이트나 현지 관광 안내소를 통해 퍼레이드·무도회·공연 등 주요 이벤트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마리아 축제’, ‘천사 강림’ 등은 놓치기에는 아까운 행사이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참여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숙박 예약


축제 기간에는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 숙박 시설이 빠르게 동납니다. 미리 호텔·게스트하우스 등을 예약해 두는 것이 안전하며, 이 시기 베네치아 물가가 평소보다 높아질 수 있으니 예산 편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티켓 구매


일부 가면 무도회나 특별 이벤트는 사전에 티켓을 구매해야 입장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예매나 베네치아 현지 공식 채널을 통해 티켓 구매 정보를 확인하세요. 무료 행사도 많으나, 고급 무도회나 특별 퍼포먼스는 유료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베네치아 사육제는 1,000년 이상의 전통과 화려한 가면·의상을 자랑하는 세계적 축제입니다. 매년 사순절 전까지 펼쳐지는 다채로운 행사 속에서, ‘마리아 축제’와 ‘천사 강림’ 같은 상징적 이벤트를 만날 수 있죠. 오랜 역사만큼 독특한 기원과 부침을 겪어온 이 축제는 지금도 약 300만 명 이상의 방문객과 함께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베네치아에서 선명하게 피어오르는 중세풍의 가면무도회와 퍼레이드에 직접 참여해 보거나, 거리 곳곳을 누비는 화려한 의상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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